코칭과 멘토링을 실천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는 주제가 있다. 바로 윤리(Ethics)다.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라는 은유처럼, 모두가 그 존재를 알고 있지만 불편해서 쉽게 꺼내지 못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 동료코칭 슈퍼비전 학습에서 분명히 느낀 것은, 코치로서 스스로의 가치관과 윤리적 중심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는 사실이다.
동료코칭 슈퍼비전이란 무엇인가?
- *동료코칭 슈퍼비전(Peer Supervision)은 코치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성찰을 심화하는 학습 방식이다.
- 전통적인 ‘슈퍼비전(Supervision)’이 전문가-학습자 관계에 기반한다면, 동료슈퍼비전은 수평적이고 상호적인 탐구를 강조한다.
- 코치는 자신의 실제 사례를 가져와 동료들과 함께 탐색하며, 자신의 사고, 감정, 행동을 재구성한다.
- 이를 통해 단순히 ‘잘했는가, 못했는가’를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 편향, 윤리적 기준을 발견하게 된다.
Tammy Turner, Michelle Lucas, Carol Whitaker의 Peer Supervision in Coaching and Mentoring은 동료슈퍼비전을 “코칭 실무를 발전시키고, 코치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동료 간에 안전하게 성찰을 나누는 장”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 동료슈퍼비전은 코치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길이다.
윤리의 의미와 코치의 정체성
옥스퍼드 사전은 윤리를 “개인의 행동이나 특정 활동을 지배하는 도덕적 원칙”이라고 정의한다. 윤리는 단순한 규정이 아니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코치에게 윤리는 직업 규범을 넘어 자기 정체성과 직결된다.
윤리는 코치가 고객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인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윤리적 기반이 흔들리면, 코칭 관계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동료슈퍼비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윤리를 성찰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
사례를 통한 윤리적 성찰
책은 실제적인 딜레마를 통해 윤리 문제를 드러낸다. 예를 들어, 한 코치가 고객의 성과에 따라 추가 보너스를 받는 계약을 맺는 상황이다. 이는 겉으로 보면 ‘성과 기반’으로 합리적일 수 있으나, 윤리적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 코치의 객관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
- 고객은 코치를 ‘성과 압박을 가하는 또 다른 존재’로 인식할 수 있다.
이 사례를 동료슈퍼비전에 가져온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던져진다.
- 코치는 어떻게 고객과 협업해야 하는가?
- 이런 계약 조건에서 고객의 신뢰는 어떻게 달라질까?
- 내가 코치라면 어떤 윤리적 결정을 내릴까?
이 탐구 과정에서 우리는 각자의 가치관과 편향을 드러내고, 윤리적 나침반을 재정렬하게 된다.
동료코칭 슈퍼비전에서 윤리를 다루는 방법
동료슈퍼비전은 윤리를 다루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 탐구적 질문: “내 업무에서 두렵거나 민망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필터로 상황을 해석했는가?”
- 피드백 수용 훈련: 까다로운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윤리적 성찰은 더 깊어진다.
- 편향 드러내기: 개인이 혼자 깨닫기 어려운 편향을 동료적 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책에서는 동료슈퍼비전이 윤리를 다루는 과정을 두 단계로 설명한다.
- 탐구 단계: 코치의 가치관, 원칙, 신념이 어떻게 사례 해석과 행동에 영향을 미쳤는지 질문과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 구체화 단계: 고객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구성할지, 윤리적 틀을 어떻게 실무에 적용할지를 논의한다.
앞으로의 방향: 윤리적 용기와 동료학습
오늘 학습을 통해 다시금 느낀 것은, 윤리를 피하지 않고 용기 있게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동료슈퍼비전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안전한 환경이다.
앞으로 내가 지향할 실천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윤리적 자기점검: 코칭 세션 전후로 ‘내 가치관이 지금 개입하고 있는가?’를 점검한다.
- 정기적 슈퍼비전 참여: 동료들과 최소 월 1회 사례를 나누고 윤리적 시각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 용기 있는 대화: 방 안의 코끼리를 회피하지 않고 질문과 대화로 끌어낸다.
Peer Supervision in Coaching and Mentoring은 코치에게 있어 동료슈퍼비전이 단순한 피드백의 장이 아니라, 윤리와 성장을 함께 탐구하는 장임을 체험했다.
코칭에서 윤리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동료와 함께할 때, 그 불편은 성찰과 배움으로 전환된다. 방 안의 코끼리를 직면하는 순간, 코치는 더욱 단단한 윤리적 기반 위에서 고객과 조직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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