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면 누구나 한 가지 기대를 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팀원들이 알아서 척척 움직여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겉으로는 “네”라고 대답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미적지근한 경우가 많습니다. 눈빛만 보아도, 말투만 들어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정말 움직이려는 건지, 아니면 그저 ‘척’만 하는 건지. 경험 많은 리더라면 이런 감각을 이미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팀장은 늘 고민에 빠집니다. “왜 저 사람은 움직이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하게 만들 수 있을까?” 좋은 리더가 되고 싶지만,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이끄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팀원이 수동적인 태도를 보일 때,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

사람마다 멈춘 이유는 다릅니다. 어떤 이는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움츠러들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도와줄 사람이 없어 외로움을 느끼고, 반복되는 업무에 도전 의식을 잃었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과도한 지시와 요청 때문에 피로와 억울함이 쌓였을 수도 있습니다. 한때는 열정적으로 움직였지만 인정도, 보상도, 성장도 주어지지 않아 마음이 식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팀원의 행동 이면에는 각자의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리더가 해야 할 첫걸음은 멈춘 이유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유를 모른 채 억지로 이끌려고 하면 관계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팀원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경험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 열정적으로 움직였을까요?

성과가 나고 인정받았을 때,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도와주는 선후배가 있어 외롭지 않았을 때, 더 크게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혹은 살기 위해, 자존심 하나로 이를 악물었던 시절도 있었을 겁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움직였던 이유는 단순히 지시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반응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원리를 기억한다면, 지금 내 앞에서 멈춰 있는 팀원을 어떻게 이끌 수 있을지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는 거창한 전략이나 복잡한 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성공 경험을 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너무 어렵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일을 맡겨보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리더로부터 진심 어린 인정과 칭찬을 받으면 다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혼자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료와의 연결은 단순히 업무 협업의 차원을 넘어 감정적 지지가 됩니다. 정기적으로 마주 앉아 감정을 묻고, 변화를 함께 지켜보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단 한 번의 대화보다 꾸준한 관심이 훨씬 강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성과나 도구로만 보지 않는 태도입니다. 그가 만들어내는 ‘성과’보다 그의 ‘존재’를 먼저 바라보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존중받는 경험이 쌓일수록, 그는 다시 스스로 움직일 힘을 얻게 됩니다.

진심은 숨길 수 없습니다. 리더의 태도는 말하지 않아도 팀원에게 전달됩니다. 관계의 출발은 일을 맡기고 관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마음을 열고 연결되는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숙제를 주듯 지시하기보다, 묻고 들어주고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팀원은 “이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신경 쓰는구나”라고 느낍니다.

리더가 진심으로 팀원을 바라볼 때, 그 애정과 시선은 팀원에게 다시 움직일 이유가 됩니다. 누군가를 움직이고 싶다면, 내가 먼저 움직이는 것. 애정과 믿음을 담아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움직일 때, 팀원은 자연스럽게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리더십의 본질은 성과 관리가 아니라 관계와 연결입니다. 수동적으로만 보이는 팀원도 사실은 나름의 이유와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을 이해하려는 순간, 리더십은 달라집니다.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게 하고, 꾸준히 인정과 칭찬을 건네며, 동료와의 연결을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성과가 아닌 존재로서 존중하는 태도. 이것이 스스로 움직이는 팀원을 만드는 진짜 비밀입니다.

리더가 먼저 진심으로 움직이면, 팀원은 반드시 반응합니다. 그리고 그 반응이 쌓여 팀 전체의 에너지와 성과로 이어집니다. 결국 좋은 리더십이란,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따뜻한 힘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