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유학생의 고민, 레고로 허물다
[LSP 코칭] "내 영어는 거대한 검은 벽 같아요"
낯선 땅에서 공부한다는 것, 그것은 매일매일 자신의 한계와 마주하는 일입니다.
오늘은 저를 찾아온 24세의 중국인 유학생, '메이(가명)' 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그녀는 명석하고 열정이 넘치는 학생이지만, 최근 '영어 울렁증'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말과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던 그녀의 마음속 응어리,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LEGO Serious Play)를 통해 어떻게 풀어갔는지 그 과정을 공유합니다.
만남: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요"
메이 님은 상담 시작부터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종일 영어로 수업을 들어야 해서 힘들어요. 발표 시간만 되면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중국에선 꽤 영어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선 제가 바보가 된 기분이에요."
언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자존감과 직결되곤 합니다. 그녀에게 영어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말로 하는 상담 대신, 조용히 레고 브릭을 테이블 위에 쏟았습니다.
"메이 님, 지금 느끼는 그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레고로 한번 만들어볼까요? 잘 만들 필요 없어요. 손이 가는 대로 집어보세요."
현실 모형(Current State): 검은 벽과 투명 인간
메이 님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검은색 브릭을 높게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벽 뒤에 아주 작은, 투명한 브릭 하나를 숨겨두었습니다.
- 메이의 이야기:"이 검은 탑은 영어예요. 너무 높고 단단해서 제가 아무리 두드려도 깨지지 않아요. 그리고 이 뒤에 숨어 있는 투명한 블록이 저예요. 강의실에만 들어가면 투명 인간이 되어서 아무도 저를 못 봤으면 좋겠어요. 틀릴까 봐, 발음이 이상하다고 비웃을까 봐 너무 무서워요."
레고를 통해 시각화된 그녀의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위압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완벽주의'라는 감옥 안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질문과 탐색: 벽을 자세히 들여다보다
LSP의 핵심은 질문입니다. 모델을 보며 저는 메이 님에게 물었습니다.
- Q: "이 검은 벽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 A: "타인의 시선, 문법 실수에 대한 공포, 그리고 부모님의 기대감이요."
- Q: "그렇다면 이 투명한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나요?"
- A: (잠시 생각하다가) "...사실 이 투명 블록 옆에 작은 빨간 꽃을 하나 꽂았어요. 이건 제 '열정'이에요. 영어를 잘해서 멋진 마케터가 되고 싶은 꿈이죠."
그녀는 스트레스(검은 벽)에 압도되어, 자신이 가진 소중한 자원(빨간 꽃, 열정)을 잊고 있었습니다. 레고 모델은 그녀가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보게 해주었습니다.
재구성(Transformation): 벽을 다리로 만들다
이제 변화를 줄 차례입니다.
"메이 님, 이 검은 벽의 브릭들을 사용해서 상황을 조금만 바꿔볼까요? 버리는 브릭 없이, 이 벽을 어떻게 변형시킬 수 있을까요?"
메이 님은 높은 벽을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주저했지만, 곧 과감하게 브릭을 떼어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브릭들을 바닥에 길게 늘어놓았습니다.
높게 솟아 자신을 가로막던 벽이, 자신이 밟고 지나갈 수 있는 '징검다리'로 변했습니다.
- 메이의 새로운 이야기:"생각해보니 벽을 없앨 순 없어요. 영어 공부는 계속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걸 높게 쌓아서 저를 가두는 대신, 바닥에 깔아서 길로 만들래요. 제가 밟고 있는 이 검은 브릭 하나하나는 '실수'예요. 실수를 밟고 지나가야 앞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이제 알겠어요."
그녀는 투명했던 자신의 브릭 위에 왕관(자신감)을 씌우고, 징검다리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인사이트: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세션이 끝날 무렵, 메이 님의 표정은 한결 편안해져 있었습니다.
"머릿속으로만 고민할 때는 영어가 그냥 '거대한 공포'였어요. 그런데 눈앞에 레고로 만들어놓고 부숴보니,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수는 벽이 아니라 다리라는 것, 오늘 그거 하나만 기억하려고요."
손으로 생각할 때 답이 보입니다
20대 유학생의 고민은 비단 메이 님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검은 벽'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벽은 우리를 가두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기 위한 재료일지도 모릅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민이 있다면, 잠시 펜을 놓고 손을 움직여보세요.
당신의 손은 당신의 머리보다 더 많은 해결책을 알고 있습니다.
레고를 통해 시각화된 그녀의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위압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완벽주의라는 감옥 안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손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알아차림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회복합니다. 레고를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마음을 표현하게 되어 도움이 되었다고 나눔을 주셨어요.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는 유학생 레고활용 코칭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보니 코치로서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어요.